행복할 시간 – 상담 사례
라온  2015-10-23 1819

30대 후반의 윤씨는 직장에서의 업무나 대인관계에 유능하여 장래를 촉망 받는 회사원입니다.

그러다 보니 퇴근 후에도 상사, 동료, 거래처들과의 모임이 많아 귀가 시간이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업무와 진급, 그리고 해외 파견에 필요하여 몇 개월 전부터는 새벽에 외국어 학원을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 오면 부인이나 아이들과 어울릴 틈이 없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합니다. 외부 약속이 없는 주말에는 밀린 잠을 자는 것이 그가 살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윤씨의 부인은 그런 남편이 야속하지만 탓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남편이 노력하는 것이나 성공하는 것이 결국 가정을 위한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편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녹즙 같은 건강식이나 때때로 보약까지 챙겨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가사 분담때문에 불만을 가지기도 하지만, 부인은 그런 일들은 자기 몫으로 여겼습니다.

적어도 아이가 하나일 때까지는 그렇게 착한 아내와 좋은 엄마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둘째를 임신하고는 첫째 때와 달리 입덧이 심하고 몸이 힘들어져서 계속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큰 아이를 유아원에 보내놓고 좀 쉬고 싶은데 아이가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매일 아침 유아원에 가기 싫다고 떼쓰며 울고, 집에서는 잠시도 엄마를 떨어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혼을 내면 아이는 벽에 머리를 찧으며 울곤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습니다.

윤씨는 얼마 전에야 이런 상황을 알게 되었고, 처음에는 부인에게 아이를 잘못 다룬다고 짜증을 냈습니다.

이미 여러모로 지쳐있는 부인은 남편에게 격하게 반발하였습니다.

그런데 부인이 대드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던 윤씨는 그만 부인에게 손찌검을 하게 되었고, 아이에게도 버릇을 고쳐주려고 체벌을 가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경련을 일으키듯 발작증세를 보였습니다.

놀란 부부는 아이를 응급실로 데리고 갔다가, 그곳의 의사에게서 가족 상담을 권유 받게 되었건 것입니다.

필자는 윤씨에게 직장에서의 성공을 통해 얻으려 하는 것을 물었고, 윤씨는 당연히 가족들의 행복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서 자신이 얼마나 애쓰고 있는데, 이럴 줄은 몰랐다고 울먹였습니다.

필자는 상담의 말미에 윤씨에게 자신의 목표들 중 지금 얻을 수 있는 행복을 포기하지 말도록 권했습니다.

그래서 부인과 가족처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아이와 놀아줄 시간을 갖도록 했습니다.

 

부인에게는 가능한 한 자주 자신의 하루 일과 중 좋았던 것과 힘든 것을 남편에게 이야기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두 돌이 지난 큰 아이가 유아원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과, 유아원에서 재미있게 노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도록, 또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엄마가 아기를 가져서 힘이 들고 가끔은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등을 설명하여 이해시키게 했습니다.

윤씨는 가정에 있는 시간을 늘려가면서 가사도 조금씩 분담하였습니다. 늘 쫓기듯 하던 회사 생활에 대해서도 긴장을 내려놓자, 사람들과의 관계도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부인은 남편의 도움을 받자 마음에 여유를 되찾아 아이에게도 너그럽게 대할 수 있었고, 아이는 명랑하고 활발한 모습을 회복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각자가 맡은 일만을 하느라 가정의 행복을 잃을 뻔 했는데, 다시 찾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며 밝게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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