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모양처의 그늘 – 상담 사례
라온  2015-11-01 1798

김씨 부인은 전형적인 현모양처로, 시집와서 15년 넘게 가정과 시댁 밖에 모르며 살아왔습니다.

자신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로 남편은 회사의 중역이 되고 자식들은 탈없이 잘 자라는 것을 자기 인생의 성공으로 알았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남편이 다른 여성과 데이트하는 것을 보았다는 이웃들의 말을 듣고도 그럴 리 없다고 웃어 넘겼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것이 사실임을 알고서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남편이 뒤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가정에 충실하고자 노력 했지만 부인이 받은 상처와 배신감은 너무 컸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가정불화와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부인은 남편에 대한 분노와 더불어 이혼을 결심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원망에 시달리다가 결국 상담실을 찾게 된 것입니다.

부인은 어려서 친정 부모가 외도 문제로 자주 다투는 것을 보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이혼하지 않게 하기 위해 공부는 물론 어머니가 힘들지 않게 집안 일도 하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보다는 다른 가족을 위해서 자신의 욕구와 감정의 표현을 지나칠 정도로 억누르며 살아왔습니다.

결혼 후에도 부인의 이런 삶은 계속 되었는데, 자신의 노력으로 다른 가족들이 편하게 사는 것을 자신의 행복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남편의 외도로 자신의 노력이 허사가 되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딸들도 자신과 같은 운명을 가지게 될 지 모른다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부인은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이 그 동안 가정을 위해 얼마나 헌신적으로 살아왔는지 이야기하는데 아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 자신을 속인 남편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는 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기간이 지나고서, 부인은 자신이 그 동안 애써온 것이 어떤 면에서는 인정과 칭찬에 대한 자신의 집착 이었을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남편이 진심으로 반성하며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편의 외도에 대한 기억은 없어지지 않았지만 남편에 대한 분노가 조금씩 줄어 들면서 가정의 평안이 회복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치료를 종결한 지 몇 달 후에 부부가 함께 진료실을 찾아왔습니다.

부인은 이제야 남편의 외도에 대한 앙금이 완전히 풀렸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으면서 남편도 결점이 있지만 자신과 함께 살아갈 사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있습니다.

또 남편은 자신의 잘못이 부인에게 그처럼 커다란 상처가 될 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찾은 가정의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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