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성격을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는가요?” 또는 “사람의 성격이란 바뀌지 않을 테니까, 차라리 일찍 헤어지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와 같은 질문을 종종 하곤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마치 좋은 성격 또는 나쁜 성격이 구분되는 것처럼 알고 있다. 그러나 성격은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다만 어느 특정한 상황에 어울리거나 그렇지 못한 성격적 특성이 있을 뿐이다.
또한 ‘사람의 성격은 바뀌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이도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왜냐하면 살아가면서 상황의 필요 또는 본인의 노력에 의해서 성격이 달라졌다는 사람들도 아주 많기 때문이다.
성격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주 다양한 측면들이 포함된다. 쉽게 말하면 성격에는 기본적으로 타고난 기질과 성향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이후에 살아가면서 채택된 생존방식과 태도도 그 못지 않게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성격의 태생적 요소는 대표적으로 ‘외향성’과 ‘내향성’으로 나눌 수 있다.
외향적인 사람은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 반응, 그리고 타인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가치관을 받아들이며, 되도록 많은 사람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한다. 반면에, 내향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자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필요 이상으로 영향을 받지 않으려 하고, 동시에 타인에게 불필요한 영향을 끼치려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어떤 사람의 성격에 대한 우리의 판단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이러한 태생적 요소보다는 그 태도의 측면, 즉 ‘적극성’ 정도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적극적인 사람은 외향적으로, 소극적인 사람은 내향적으로 자칫 오인하곤 한다. 사실, 이런 오해는 남자는 적극적이고 여자는 소극적이라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외향적이거나 내향적인 것과 상관없이 각각 적극적이거나 소극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성격에는 여러 상반되는 요소들이 포함되는데, 소위 ‘좋은 성격’이라는 것은 이런 요소들이 얼마나 잘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만약 외향적인 사람이 지나치게 적극적이면 타인에게 잘 맞추는 외향성 특유의 장점을 넘어서서 마치 타인을 지배하려는 태도로 변질되어 나타날 수 있다. 또 외향적이지만 지나치게 소극적이면 타인의 기준에 맞추는 데 급급하여 줏대가 없거나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반면에 내향적인 사람이 지나치게 적극적이면 타인과의 관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독야청청하거나 독불장군 같은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또 지나치게 소극적인 내향적 인물은 혼자만의 상상 세계나 취미 활동에 빠져서 현실적인 관계에서 단절된 채로 지낼 위험이 있다.
사회적 인정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현대 생활에서는 내향적인 성격보다는 외향적인 성격이 유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외판원처럼 상대에게 맞춰야 하는 직업에서는 외향형이 유리할 것 같지만, 사실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 외향형의 직원이 상대에게 기분좋은 말을 해줄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신뢰감을 얻을 수는 없다. 일반적인 짐작과는 반대로, 내향형의 사람들이 영업직에서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이는 내향형의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상대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향적인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점검하는 ‘내향의 시간’이 필요하고, 내향적인 사람들 역시 타인의 느낌과 기대를 헤아리고 배려하려는 ‘외향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외향적 또는 내향적 측면이 지나치거나 부족하지 않게 균형을 이룬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에서나 자신의 삶에서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