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칼럼

  • 2015-02-16
  • 다음은 인구보건신문 (http://www.ipopnews.com) 과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http://www.ipopnews.com/news_view.asp?NewsCode=201502161005563306 에서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설날에 시월드, 처월드에서 살아남는 방법

    남편은 아내 배려하고 부부끼리 충분한 대화해야


     

    민족대명절 구정 연휴가 다가왔다. 긴 연휴로 인한 설레임도 있지만
    기혼 여성이라면 명절기간 찾아오는 일거리에 대한 두려움 또한 있을 것.
     명절 스트레스는 부부간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쳐 부부간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명절 기간 이혼을 결심하는 비율이 높다는 한 통계자료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박수룡 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에게 설 명절 고부갈등, 처가갈등 대처법에 대해 들었다.

     
    명절스트레스 극복, 효도보다 배우자 우선

    박수룡 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개업 의사로 진료하다가 가정문제로 고통을 겪는 이들을 더 잘 치료하기 위해서 미국 SFVAMC에서 부부가족치료 과정을 연수했다. 

    정신과 진료를 통해 접한 우울증, 불면증, 화병 등의 질환들은 태어난 가정이나 결혼한 가정에서 근본적인 원인이 빚어진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가정적인 문제에 접근하며 부부가족치료에 대해 공부한 그는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을 개원해 지금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행복한 결혼과 건강한 가정생활을 위한 치료를 하면서 부부가족치료를 전파하는데 힘쓰고 있다. 더 나아가 부부가족상담센터가 부부가족상담치료사들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수룡 원장은 명절에 잦은 부부갈등이 생기는 이유로 명절에 제사를 지냈던 우리나라 전통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 음식장만 등 일 중심적인 관습으로 인해 며느리에게 노동이 요구됐고 이로 인해 며느리들은 명절을 일하는 날로 여기게 됐다고.
     
    박 원장은 “며느리들은 명절기간 노동의 의무수행을 부담으로 여기면서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불만족을 나타내게 되지요. 이로 인해 새댁들은 시댁을 경계하고 기피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발생되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또한 명절기간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다 보면 서로 간 비교 의식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박 원장은 “명절기간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해 남편들은 아내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야 해요. 더불어 최근 들어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향상되면서 처가의 발언권이 세지고 있는 추세인지라 사위들 또한 처갓집에서 불편해 할 수도 있어요. 부인 또한 남편에 대한 안내, 보호자의 역할을 하며 남편의 입장을 배려해야 해요”라고 조언했다. 

    본가가 왜 우리집이야?

    박 원장을 찾는 상담 사례 중 부부간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자주 작용하는 것이 남편들이 지나치게 본가를 우리집으로 생각하는 경우다. 또한 시부모들이 며느리에 대해 ‘우리집으로 시집왔으니 따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박 원장이 상담한 사례 중 시부모가 며느리를 자주 불러들이고 무리하게 경제적 요구를 하던 사례가 있었다. 남편 또한 본가가 며느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내가 자신의 부모를 이해해 줬으면 하는 태도를 취했다. 남편은 나쁜 아들의 역할을 하는 것이 싫었던 것. 이로 인해 부부간 갈등이 생겼고 며느리에게는 명절 전부터 가슴이 떨리는 등의 불안 심리가 생겼다.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과거의 상황으로 인해 시댁에 가려고 하면 이전의 기억이 떠올라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부부사이에는 긴장이 높아지고 싸움이 유발됐다. 

    아내는 시댁과의 갈등에서 항상 남편 뒤에 숨고 싶었다. 시댁일이 생기면 지레 겁을 먹고 남편 뒤에 숨어 경계했다. 이에 남편은 중간에 아들로서 겪는 고충을 아내에게 털어놨고 아내 또한 남편 뒤에만 숨었던 점을 사과했다. 이 사례의 경우 서로의 입장을 드러내면서 서로 격려하며 갈등을 해결 할 수 있었다. 갈등이 생겼을 때 자신의 입장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해결될 때가 있다. 

    박 원장이 상담했던 또 한 사례로 부부싸움을 했을 때,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니가 이해해’라고 아들 편을 든 경우다. 이런 경우 며느리의 마음에 더욱 큰 상처가 남을 수 있다. 부부싸움을 했을 때 시부모들은 아들을 두둔하기보다는 며느리의 마음을 알아주고 며느리의 편을 들어 주는 것이 좋다. 

    사위는 처부모에게 아내의 단점을 말하면서 위로를 받고 싶은 심리가 있다. 그러나 처부모에게 아내의 단점을 언급했을 때 처부모가 ‘내 딸은 그래도 되’라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 사위는 처부모와 부인에게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처부모가 딸이 무시당할 것을 염려해 ‘내 딸이 최고다’하는 태도를 취하게 되면 사위 입장에서는 잘못된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위축이 될 수 있다. 

    이에 박 원장은 “자녀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돕기 위해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를 감싸는 것을 포기하고 새 식구 편에 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라며 “자녀와 부모는 하나라는 유대감을 유지하려고 하면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자녀를 독립된 개체로 인정해줘야 해요. 자녀에게 문제가 있더라도 거들어 주는 정도지 부부의 문제에 있어서 부모가 개입하면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상대의 가치관 인정하고 새로운 가정 만들어야

    박수룡 원장은 명절 기간 생기는 갈등으로 인해 부부간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에 부부간 좋은 관계를 맺고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로 간 차이가 발생했을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상대의 가치관을 통해 새로운 가정을 만들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원장은 “부부간 바람직한 관계 유지를 위해 상대방 중심으로 사고 기준을 바꾸는 것이 좋아요. 자기 자신을 포기하고 전부 양보하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나와의 의견이 충분히 다를 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이죠”라고 전했다. 

    박 원장이 최근 상담한 사례 중 아들이 자신의 집에서 못 벗어나서 잦은 모임과 더불어 항상 시댁 문제에 며느리를 끌어들여 며느리가 불만을 가진 경우가 있었다. 며느리는 틀에 갇히는 것을 싫어하는 자유로운 성격이어서 시댁과의 잦은 접촉이 불편했다.

    이 사례에 대해 박 원장은 “남편은 아내를 교정과 계몽의 대상으로 봐서는 안돼요. 시댁 어른들과의 식사를 즐거운 시간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 필요하지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댁의 형식적 모임이나 틀을 싫어하는 아내의 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융통성을 발휘해 아내가 부모님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틀에 갇히는 것이 싫어하는 성격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해요. 자유로운 아내를 배려해서 시댁과의 만남에서 부인이 원하는 방식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추천해요. 아내가 경직되면 고집부리는 태도를 취하게 되므로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긴장 상태를 덜어주는 것이 좋습니다”고 조언했다. 


    / 김아람 기자 ark1009@hanmail.net